28일 서울 강남구 르메르디앙 서울에서 열린 ‘2019 KBO 윈터미팅’ 현장. 윤승민 기자

 

2019 KBO 윈터미팅은 2년 연속 관중 감소를 경험하며 ‘위기론’이 대두된 KBO리그를 향해 ‘고객 파악’의 중요성이 특히 강조된 자리였다.

28일 서울 강남구 르메르디앙 서울에서 열린 ‘2019 KBO 윈터미팅’ 공개 강연에서 강연자들은 KBO리그가 잠재 고객들이 원하는 수요를 파악하기 위해 보다 애써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미국 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의 신승호 부사장은 ‘MLS의 팬중심 변환’이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고객들은 상품이나 서비스의 기능 자체를 소비한다기 보다, 자신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상품·서비스를 구매한다”고 강조했다. 신 부사장은 “사람들은 커피 자체를 즐기기 위해서 커피를 사기만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과 만나서 대화하거나 업무에 필요한 공간, 인터넷을 사용하는 등 각자가 필요한 목적을 위해 커피를 마시는 것”이라며 “MLS 경기장을 찾는 팬들도, 단순히 축구 경기와 경기장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신 부사장은 “관중들은 주변 이웃들과 대화하기 위해, 여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도 경기장을 찾지만 자녀들에게 땀흘려 훈련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교육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는 경우도 있다”며 “미국에는 다양한 국가에서 온 이민자들이 많은 만큼, 중남미 출신 관중들은 축구를 보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축구장에 가는 것은 일종의 도구이며, 각자 축구장 방문을 통해 충족하려는 목적은 다르다”고 했다.

신 부사장은 “KBO뿐 아니라 KBL, KOVO, K리그 관계자분들과도 많은 이야기를 하고 사례를 공유하는데, 항상 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걸 느꼈다”며 “주로 경기장을 찾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시장조사를 하는데, 경기장을 찾지 않는 분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왜 오지 않는지, 어떤 것이 제공돼야 경기장을 찾을지’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스트셀러 ‘90년생이 온다’의 저자 임홍택 작가도 ‘비야구인이 말하는 KBO리그 마케팅 이야기’라는 강연에서 “기존 팬들을 위한 마케팅도 중요하지만, 신규 팬들을 유입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 작가는 저서에서 강조한 최근 소비 트렌드에 대해 소개하면서 젊은 세대와의 소통을 강조했다.

임 작가는 “이번 KBO 윈터미팅이 ‘팬 중심의 리그로 한 걸음 더’를 슬로건으로 삼았다고 했고 기사들도 많이 나왔다. 하지만 댓글들을 보셨는지 모르겠다”며 “대부분 ‘너희 중심으로 하겠지’라는 내용이 많았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작가는 “팬 중심으로 리그를 운영하겠다고 하는 것은 어느 종목, 어느 리그든 마찬가지”라며 “리그가 ‘암표 근절’ 캠페인을 전면으로 내세우지만, 그보다는 리그의 티켓팅 시스템이 얼마나 신뢰할만한 것인지를 팬들이 믿게 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또 “팬들의 이야기를 듣고, 팬들이 원하는 리그의 모습으로 바뀌어간다면 더 좋은 리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인 프로축구 ‘라리가’의 엔리케 모레노 글로벌 브랜드·자산 부문 이사는 라리가를 영향력 있는 글로벌 브랜드화한 과정에 대해서 밝히면서도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뿐 아니라, 축구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을 대상으로도 브랜드 전략을 짜야한다”고 말했다. 라리가가 전세계적으로 보인 사회적 공헌 활동을 소개하면서도 “축구 외의 것으로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고도 말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