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성사 14명 중 3명만 30대
총액 ‘100만달러’ 상한선 영향
검증된 실력보다 ‘젊음’에 기대

내년 시즌 프로야구에서는 이전보다 더 많은 20대 외국인 선수들을 볼 수 있을까. 외국인 선수의 첫해 계약금액 총액이 100만달러로 제한되면서 프로야구 각 구단이 젊은 외국인 선수들에 눈을 돌리고 있다. 

28일 현재 내년 시즌 한국 무대에서 뛰기로 계약한 외국인 선수들은 총 14명이다. 이들 중 올해 만 30세가 넘는 선수는 넥센과 재계약한 제리 샌즈(31)와 제이크 브리검(30), KIA 유니폼을 새로 입게된 제레미 해즐베이커(31)까지 총 3명에 불과하다. KT는 더스틴 니퍼트(37)-라이언 피어밴드(33)로 구성했던 외국인 투수 자리에 1992년생 라울 알칸타라를 데려왔다. LG는 1985년생 아도니스 가르시아를 대신할 외국인 타자로 토미 조셉(27)과 계약했고, SK는 만 24세에 불과한 브록 다익손을 영입했다. 

외국인 선수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긴 했지만 이번 오프시즌에 계약한 선수들의 연령대는 올해 뛴 선수들과도 꽤 차이가 난다. 

올해 한국에서 뛴 외국인 선수 34명 중 30대는 22명. 만 33세 이상도 니퍼트, 에릭 해커(35·넥센)를 포함해 8명에 이르렀다. 반면 이번 오프시즌 재계약 협상을 벌이는 선수들 가운데 내년 만 33세 이상인 선수는 제이미 로맥(33·SK)과 다린 러프(32·삼성)를 빼면 전무하다.

‘첫해 계약하는 외국인 선수 계약 총액’을 100만달러로 제한한 가이드라인의 영향이 커 보인다.

외국인 선수 계약에 중요한 요소는 크게 미국·일본 등 다른 리그에서의 ‘검증된 실력’ 내지는 ‘가능성’으로 나뉘었다. 월드시리즈 로스터에 이름을 올린 바 있던 니퍼트가 전자에 속하는 부류였다면 메이저리그 경험이 일천했음에도 2014년 27세에 SK에서 데뷔한 메릴 켈리는 후자에 속했다.

실력이 검증된 선수들은 그만큼 몸값이 높았다. 그러나 계약 규모에 상한선이 생기고 구단들이 외국인 선수 계약 규모를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선수들의 가능성에 기대를 거는 상황이 됐다. 

한국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다시 빅리그를 노크하고 있는 켈리처럼 젊은 외국인 선수들도 더 많은 기회를 얻고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단으로 KBO리그를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야심차게 영입한 젊은 선수들이 본 무대에서 기대에 못 미친다면, 각 구단은 올해 시즌 도중 한국에 복귀한 해커처럼 ‘검증된 경험’을 향해 다시 눈을 돌릴 수도 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