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전국에서 치러진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도 여느 때처럼 열띤 응원전과 크고 작은 소동이 벌어졌다.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고에서는 장훈고·문일고·선유고에서 10명 정도씩 온 학생들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쳐가며 선배들을 응원했다. 입실 마감시간인 오전 8시10분에 임박해 학교에 도착한 장훈고 학생에게 문일고 응원단이 “수능 파이팅”을 외쳤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패러디한 수능 응원구호들도 눈에 띄었다. 서울 서초구 반포고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담화문을 비튼 ‘이러려고 대박났나, 만족감 들어’라는 손팻말이 등장했다. 전북 전주 기전여고에서는 최순실씨와 딸 정유라씨의 사진을 놓고 ‘다음 두 인물은 어느 학파 출신인가’라는 문제를 써 넣은 ‘2016년 헬게이트 시험’ 손팻말도 나왔다. 

서울 풍문여고 권모양은 이화여고 대신 이화여자외고를 찾아왔다가 경찰의 안내를 받아 급하게 뛰어가기도 했다. 남학생 전용 고사장인 여의도고에 오전 8시쯤 도착한 한 여학생도 인근 여의도여고를 찾아 황급히 뛰어갔다. 대구에선 고사장을 잘못 찾아온 유모군이 경찰의 사이드카를 타고 7㎞를 이동했다. 경기 의왕시에서는 아파트 현관문이 고장나 집 안에 갇힌 수험생 2명이 소방관의 도움을 받아 빠져나왔다. 

시험 시작을 10여분 앞두고 지하철이 고장나 일부 수험생들이 발을 구르기도 했다. 서울메트로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55분쯤 서울지하철 2호선 열차에서 출력 부족이 발생해 사당 방면으로 향하던 승객들이 전원 하차했다. 부산 남산고 시험장에서는 한 재수생이 도시락 가방 안에서 휴대전화 벨이 10초간 울리는 바람에 부정행위자로 적발돼 1교시 종료 후 귀가조치 됐다. 

윤승민·이유진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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