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KIA-롯데전. 11대10으로 승리한 롯데 선수들이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사직 | 연합뉴스

지난 9일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KIA-롯데전. 11대10으로 승리한 롯데 선수들이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사직 | 연합뉴스

“선수들이 느끼는 부담감이 꽤 컸던 것 같다.”

롯데 조원우 감독은 지난 9일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KIA전을 돌이켜보며 이렇게 말했다. 연장 11회말 문규현의 끝내기 안타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지만, 잇단 실수가 나와 쉽게 이길 수 있던 경기를 어렵게 풀어갔다.

8-9로 뒤지던 9회말 1사 2·3루에서 문규현의 희생플라이로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지만, 2루주자 나경민이 리드폭을 크게 잡았다가 협살에 걸려 추가점을 얻을 기회를 잃었다. 연장 10회초에는 유격수 문규현이 자신 앞으로 온 땅볼을 더듬어 주자를 내보냈고, 좌익수 전준우는 눈에 외야 조명탑 불빛이 들어온 탓에 순간적으로 타구를 놓쳐 안타를 내줬다. 2회초에는 3-0으로 앞선 무사 1·3루에서 3루주자 앤디 번즈가 포수의 견제에 걸려 아웃됐다. 번즈가 3루로 뛰려는 듯 리드폭을 크게 잡았던 틈을 KIA 수비진이 놓치지 않은 것이다. 조 감독은 “스퀴즈 번트 사인을 걸지 않았다. 타석에 선 조홍석이 번트 모션을 취하자 번즈가 홈으로 달려들 모션을 취하다 벌어진 일”이라며 “추가점을 내서 도망갈 수 있던 기회가 날아갔다”고 했다.

조원우 감독은 10일 KT와의 더블헤더를 앞두고 “선수들이 뭔가 해보려는 의지가 강하다. 뒤진 경기도 따라잡으려고 하고, 주자가 없으면 먼저 출루하려고들 한다”면서도 “젊은 선수들이 부담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날 경기에서의 잦은 실수도 그런 부담감에서 비롯됐다는 게 조 감독의 진단이다. 선발 중견수로 외야 수비 때 낙구지점을 여러 차례 놓쳐 장타를 허용했던 조홍석의 수비도 ‘부담감에서 나온 실수’였다고 조 감독은 봤다.

전날 경기에서는 적잖은 실수 가운데서도 승리했지만, 앞으로 남은 경기를 잡으려면 실수를 줄여야할 터. 조 감독은 “담당 코치들이 선수들과 많이 이야기한다. 실수를 복기하고 대화하면서 문제를 줄여가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구장에서도 번즈를 비롯해 여러 선수들이 경기를 앞두고 그라운드 위에서 코치들과 대화하거나 지도를 받는 모습들이 보였다. 롯데 선수들도 코칭스태프도 5강에 가기 위해서는 상대팀과의 싸움만큼이나 스스로가 느끼는 부담, 범하는 실수와의 싸움도 중요하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