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NYT와 인터뷰 “표현 자유 억압”

“이것은 예술가들에 대한 터무니없는 조롱이다. 박근혜 정부가 아버지 때처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세월호 참사와 박근혜 정부를 풍자한 그림 ‘세월 오월’을 광주비엔날레 20주년 특별프로젝트에 출품했다 자진 철거한 민중화가 홍성담씨(59·사진)가 31일자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홍씨는 인터뷰에서 “세월호 참사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34년 만에 국가가 벌인 대량 학살”이라고 비판하며 작품을 구상한 계기에 대해 말했다. 거대 자본, 부패한 관료, 무책임한 정부 때문에 아이들이 희생됐다는 것이다. 홍씨는 특히 경기 안산에 있는 작업실에서 그를 돕던 단원고 학생 2명 중 한 명이 세월호 참사로 숨졌다고도 전했다.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에도 참여했던 홍씨는 “내 동료들이 눈앞에서 죽어가는 것을 직접 본 뒤, 평생 국가의 폭력성을 예술로 고발하며 살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신문은 민주화 이후 민중작가들이 장르를 바꿨지만 “홍씨는 군사독재를 겪은 뒤 여전히 민중화가로 활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당시 박근혜 후보를 풍자한 그림을 그렸을 때, 보수 성향 정치인들이 홍씨를 나치 독일 선전장관 요제프 괴벨스에 빗댔다고도 했다.

홍씨의 그림 ‘세월 오월’은 지난 8일 개막한 광주비엔날레 20주년 특별프로젝트 ‘달콤한 이슬-1980 그 후’의 대표작으로 전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주최 측이 박근혜 대통령을 허수아비로 빗댄 부분을 문제 삼아 작품 수정을 요구해 왔고, 논란 끝에 홍씨는 전시를 철회했다. 뉴욕타임스는 “한국 정부가 이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아 ‘표현의 자유’ 논란이 한국에서 다시 불거졌다”고 전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