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열린 엘살바도르 대선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살바도르 산체스 세렌 민족해방전선 후보가 2일 수도 산살바도르에서 아내와 함께 손가락으로 브이자를 그려보이고 있다.  산살바도르|로이터연합뉴스


같은 날 시작한 중미 엘살바도르와 코스타리카 대통령 선거 결과는 모두 2차 투표에서 가려지게 됐다.

2일(현지시간) 시작한 엘살바도르 대선의 1차 투표 결과 집권당인 파라분도마르티 민족해방전선(FMLN)의 살바도르 산체스 세렌 후보가 48.93%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우파 민족공화동맹(ARENA)의 노르만 퀴하노 후보는 득표율 38.95%로 2위였다. 산체스 후보가 과반 이상의 표를 얻지 못해 두 후보는 다음달 9일 결선투표를 치르게 된다.

현재 엘살바도르의 부통령인 산체스 후보는 1980년대 엘살바도르 내전 당시 좌파 게릴라 집단이던 FMLN에서 사령관으로 활동했다. 2009년 부통령에 당선된 산체스는 2012년에는 국내 거대 범죄 집단들과의 휴전 협상을 벌이고 엘살바도르의 고질적 문제였던 높은 살인율을 낮추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그러나 실종자수가 증가하고 대형 묘지가 발견되며 줄어든 살인율은 범죄집단이 피해자를 숨겼기 때문이라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산체스는 현 마우리시오 푸네스 대통령 정부의 사회 복지 프로그램을 계속 이어나갈 뜻을 밝혔다. 그러나 3위를 기록한 연합당의 안토니오 사카 후보 등이 얻은 득표를 결선 투표에서 충분히 흡수해야 산체스가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집권당인 FMLN은 치안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경제 성장도 부진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2010년부터 엘살바도르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대를 넘지 못하고 있다.

코스타리카 대선 1차 투표에서 1위가 유력시되는 루이스 기예르모 솔리스 국민행동당 후보가 2일 수도 산호세의 당 본부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산호세|신화연합뉴스


역시 2일 치러졌던 코스타리카 대선에서는 접전이 펼쳐졌다. 개표가 87% 정도 진행된 가운데 중도좌파성향 루이스 기예르모 솔리스 시민행동당(PAC) 후보가 31.03%의 득표율로 1위 자리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2위인 조니 아라야 집권 민족해방당(PLN) 후보의 득표율은 29.55%다. 40%의 득표율을 넘을 후보가 보이지 않는 코스타리카 대선은 4월 6일 결선투표 이후에 당선자가 가려지게 된다.

솔리스는 정치경험이 전무하다는 점에서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솔리스가 몸담고 있는 시민행동당의 역사도 13년으로 짧은데, 주로 당내에서 행정일을 맡았던 솔리스는 정치 전면에 나선 바가 없다. 그러나 부패 추문 등으로 비난받은 현 집권 라우라 친치야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에 정권교체를 이룰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미국 싱크탱크 우드로윌슨센터에서 중남미를 연구하는 신디아 안슨은 “솔리스는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부패에 반하는 정직한 정부에 대한 기대와 함께 널리 존경받았다”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당초 강력한 후보로 점쳐졌던 좌파 확대전선당(FA) 호세 마리아 비얄타 후보는 집권당의 공세 속에 17.13%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현 친치야 정권에 대한 코스타리카 국민들의 불만이 큰만큼, 3,4위 후보가 얻은 표가 결선 투표에서 솔리스에게 몰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솔리스가 당선된다면 코스타리카에서 1970년대부터 민족해방당과 사회기독당(PUSC)이 양분해오던 집권구도를 깬 대통령으로 기록되게 된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