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1만여명 남겨두기로… 2016년까지 순차적 감축

미국과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아프간 전쟁에 참전한 미군 병력 철수를 골자로 한 ‘상호안보협정(BSA)’을 체결했다. 양국이 미군의 순차적인 아프간 철군을 합의함에 따라 미국은 아프간 전쟁 종료를 눈앞에 두게 됐다.

양국 정부는 30일 아프간 수도 카불 대통령궁에서 상호안보협정에 서명했다. 협정에는 오는 12월31일까지 현재 아프간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2만4000명 가운데 약 1만명을 남기고 철군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한 미군은 남은 병력을 내년 말까지 절반으로 줄이고, 2016년 말에는 철군을 완료하기로 했다. 이로써 2001년 10월 시작된 미국의 아프간 전쟁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게 됐다.

양국은 2012년 11월부터 상호안보협정 체결을 논의해왔다. 그러나 하미드 카르자이 당시 대통령은 ‘탈레반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협정 체결을 미뤄왔다. 

‘친미’였던 카르자이가 협정에 소극적으로 임하자, 미국은 새 협상 파트너가 될 차기 대통령 당선을 기다렸다. 그러나 지난 6월 대선 결선투표에 부정이 있었다는 논란이 제기돼, 새 대통령 당선은 미뤄졌다.

미국은 적극적으로 정국 불안을 막기 위해 애썼다. 존 케리 국무장관은 지난 7월 카불을 찾아 전면 재검표를 중재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완전 철군’까지 선언하며 아프간 전쟁에서 손을 떼려 했다. 그러나 2011년 완전 철군한 이라크에서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준동한 것을 지켜본 미국은 신속히 협정을 체결해 최소한의 병력을 남겨두는 것이 우선 과제였다.

아프간 정부는 곧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도 파병군의 철군과 잔류 규모에 대한 협정을 맺을 것으로 보인다. 나토와의 협정이 체결되면, 2011년 14만여명까지 늘었던 미국·나토군 파병 규모는 올해 말 1만2500명으로 줄게 된다고 AFP통신 등은 전했다. 남은 병력들은 아프간 정부 보안군의 훈련과 대테러작전을 지원하게 된다.

그러나 아프간의 국내 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가니 대통령은 29일 취임사에서 탈레반과의 평화 협상을 제의했으나, 이날 탈레반의 소행으로 보이는 두 차례 폭탄 공격이 일어나 최소 15명이 숨졌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