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이 지난달 23일 아이폰5C 광고가 벽에 그려진 중국 베이징의 한 전자제품 매장에서 아이폰, 아이패드 등 애플사 제품들을 둘러보고 있다. 베이징|AP연합뉴스


부모 몰래 아이가 산 스마트폰 앱 때문에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1000만원대까지 돈을 물게 된 소비자들의 하소연과 소액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런 ‘앱 구매 피해’를 막기 위해 정부가 팔을 걷어붙여, 애플로부터 수백억원대 보상금을 내놓게 만들었다.

부모 동의없이 자녀들이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구매하도록 방치했다는 이유로 애플사가 최소 3250만달러(약 345억원)를 합의금으로 내놓게 됐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보도했다. 미국 연방무역위원회(FTC)는 부모의 의사와 관계없이 앱스토어와 ‘인-앱(in-app)’방식을 통해 이뤄진 결제 등에 합의금을 지불하겠다는 애플과의 합의내용을 15일 밝혔다.

‘인-앱’ 구매는 앱을 사용하는 동안에 결제를 하는 것으로, 주로 게임 중간에 아이템을 구매할 때 쓰인다. 이런 구매방식이 있기 때문에 자녀들이 부모의 동의없이 쉽게 게임 등을 다운받거나 게임에 필요한 아이템들을 살 수 있다. 무역위원회는 “아이가 게임을 하다 2600달러(약 276만원)를 썼다는 부모도 있었다”며 이런 결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애플과 무역위원회의 합의는 애플의 앱들이 사고팔리는 ‘앱스토어’의 결제 시스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재 앱스토어에서는 한 번 구매 승인을 하면 15분간 추가승인 없이 앱을 살 수 있다. 무역위원회는 애플이 이런 맹점을 소비자들에게 정확히 알리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삼았다. 이번 합의에 따라 앞으로 애플은 구매자들이 모바일앱을 사기 위해 결제를 하기 전 ‘확실한 동의’ 단계를 거치도록 해야 하며, 결제에 관한 내용을 명확히 통지해야 한다. 에디스 라미레즈 무역위원장은 “소비자들이 기본적인 권리를 희생당하지 않고도 모바일 기술의 이득을 누릴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애플이 내놓는 합의금은 소비자들의 불만을 해결하는 데 쓰인다. 애플은 2011년 3월부터 이뤄진 구매 중 소비자들의 피해가 확인된 사례에 대해 이 돈으로 보상할 예정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3만7000건에 대해 소비자 보상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