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스 카라스코 박사 _AP



초국적 생명과학 기업 몬산토와 맞선 아르헨티나 신경과학자 안드레스 카라스코 박사가 건강 악화로 숨졌다고 아르헨티나 국립과학기술연구원이 10일(현지시간) 밝혔다. 향년 67세.

카라스코는 부에노스아이레스대에서 분자생물학을 연구했으며, 2000~2001년에는 국립과학기술연구원 원장을 역임했다. 

그는 주로 신경전달물질이 척추동물의 배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했다. 그러나 카라스코는 몬산토가 전 세계적으로 판매하는 제초제 ‘라운드업’의 주성분인 글리포세이트의 위험성을 밝힌 연구로 유명했다. 미국 등을 제외하면 많은 농업국은 제초제 사용 규정이 전무해 글리포세이트 등 화학물질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카라스코는 2010년 8월 학술지 ‘독성학의 화학적 연구’에 글리포세이트가 척추 기형과 관련 있다는 연구결과를 실었다. 배아에 주입된 미량의 글리포세이트가 화학물질이 널리 퍼진 농업 공동체에서 흔히 발견되는 척추 기형을 일으킬 수 있다는 내용이다. 카라스코는 지난해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글리포세이트가) 더 널리 퍼지면, 농장에서는 더 심각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몬산토는 이 연구에 대해 “연구방법이 잘못돼 비현실적인 결과가 나왔다”고 맞받아쳤다. 몬산토가 개발한 종자와 제초제 사용이 보편화된 아르헨티나 당국도 카라스코의 연구를 비판했다. 

그러나 카라스코의 연구 이후 남미 국가들에서 제초제 사용 제한 규정을 정부에 요구하는 움직임이 일기 시작했다고 AP는 전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