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우혁(19·한화)은 2019시즌을 기다리는 한화팬들을 설레게 하는 이름 중 하나다. 연고 지역 야구명문인 천안 북일고를 졸업한 올해 1차 지명 신인인데다 고등학교 무대에서도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지난해 고교 무대에서 가장 많은 홈런(8개)을 쳤고, 그보다 1년 앞선 2017년에는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말린스파크에서 열린 ‘파워 쇼케이스’ 아마추어 홈런더비 대회 고등부에 한국 대표로 출전해 준우승을 거뒀다.

한화 변우혁. 한화이글스 제공

한화 변우혁. 한화이글스 제공

지난 24일 충남 서산 한화전용연습구장에서 만난 변우혁은 “초등학교 때부터 또래들보다는 힘이 좋았던 것 같다”고 했다. 강원 원주 일산초 6학년 때 출전한 ‘박찬호기 전국 초등 야구대회’ 때 홈런 더비에서 3등을 차지했을 때 파워 히터로 남다른 떡잎을 선보였다. 변우혁은 “부모님이 운동 선수 출신도 아니고, 힘이 어디서 타고났는지는 모른다”면서도 “어머니께서 뒷바라지를 잘 해주신 덕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런 그에게 한화 유니폼은 특별하다. 한화의 연고 지역에서 줄곧 학교를 다닌 변우혁은 프로 입단 후 서산구장에서도 고등학교 선배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특히 변우혁은 지난해 히어로즈에서 방출된 뒤 고향으로 돌아온 외야수 홍성갑과 자주 이야기를 나눈다며 “북일고 출신이라며 먼저 다가와 잘 대해주신다. 프로 9년차 선수다보니 자신만의 운동 방법이나 루틴도 확실하셔서 배울게 많다”고 말했다.

변우혁은 또 다른 학교 선배를 기다리고 있다. 서산에서 생활하는 동안 성사되지 못했던 프랜차이즈스타 김태균과 팀 동료로 만나기를 바라고 있다. 북일고 시절부터 팀의 중심타자로 이름을 널리 알린 타자였다는 점, 고등학교 때 3루수도 줄곧 봤지만 프로에서는 주로 1루수로 뛸 것이라는 점 등이 닮았다. 파워보다 정교함을 우선시하는 김태균과 달리 힘에 비교 우위를 두고 있는 변우혁은 “고2 때까지는 김태균 선배님을 참고해 컨택에도 많이 신경을 썼다”고 했다.

장종훈 수석코치의 권유로 이제는 힘을 살릴 수 있는 타격폼을 갖춘 변우혁은 “중요한 순간에 안타를 칠 수 있는 ‘해결사 본능’을 선배님으로부터 배우고 싶다”며 “스프링캠프 때 만나게 되면 궁금한 점을 많이 묻고 싶다”고 했다.

변우혁이 선배들에게 묻고 싶은 것은 프로선수로 살아남기 위한 과제들이다. 고등학교 때보다 더 빠른 공, 더 예리한 변화구를 타석에서 맞이해야 한다. 변우혁은 “타석에서의 대처법, 타석에서의 마음가짐을 선배님들에게 배우고 싶다”고 했다. 입단 동기들과 벌여야 할 선의의 경쟁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 변우혁은 2차 1번으로 지명된 노시환, 2차 2번 유장혁과 함께 ‘한화 신인 우투우타 내야수 3인방’으로 불리고 있다.

변우혁은 “(노)시환이는 수비 기본기도 좋고 안정감이 있다. 3루수로 1루에 뿌리는 송구가 특히 인상깊었다”며 “(유)장혁이는 발이 빨라 수비 범위가 넓다. 컨택 능력도 좋아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저도 고등학교 때 수비가 부드럽고 안정적이란 평가를 들었다”며 “아직 채종국 1군 수비코치님이 제 수비를 ‘10점 만점에 5점도 안된다’고 평가하셔서 수비 기본기를 향상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안정된 수비로 입단 첫 해 주전으로 도약한 팀 1년 선배 정은원을 목표로 수비 훈련에 매진하겠다는 변우혁은 “타자로서는 ‘한 시즌 두자릿수 홈런’을 언젠가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이 태어나기 1년 전인 1999년을 끝으로 20년 가까이 없었던 한화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일조하고 싶다는 소망도 조심스레 드러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