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버드대에서 ‘몰래카메라’ 논란이 일고 있다. 학교 측이 교수와 학생들의 동의 없이 강의실에 설치한 카메라로 학생들을 촬영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하버드대 학내 언론 ‘하버드크림슨’은 4일 컴퓨터과학과 해리 루이스 교수의 지난 봄학기 수업 강의실에 학교 측이 사전 공지 없이 학생들을 상대로 촬영을 했다고 보도했다. 루이스 교수 역시 한 학교 관계자를 통해 촬영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고 하버드크림슨은 덧붙였다.



논란이 커지자 피터 볼 교무부처장은 당시 촬영이 학생들의 수업 참석 실태를 연구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4일 밝혔다. 이 연구는 하버드 학업·교수 연구소가 진행한 프로젝트였는데, 촬영 및 연구 사실이 학생들은 물론 교수에게도 모두 공개되지 않았다.


볼은 연구 과정은 학교 이사회의 승인을 받았으며, 촬영 과정에서 수집된 학생들의 이름을 비롯한 정보들은 모두 삭제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루이스 교수는 “(연구 때문에) 미리 말하지 않았더라도, 연구 뒤에는 말해야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어과 피터 버거드 교수도 “어떻게 이같은 일이 ‘스파이 행위’로 규정되지 않는가. 내부 경호를 하겠다고 설치한 카메라로 연구를 하는 것은 ‘(<1984>의 작가)조지 오웰 소설같은’ 발상이다”라고 말했다. 학생들도 “학교는 학생들에게 존경심을 가지라고 요구하지만, 학교도 학생들에 대한 존경을 보여야 한다”며 학교의 촬영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드루 파우스트 총장은 “이 문제가 정말로 심각하다고 본다”며 이번 도청 논란의 경위를 조사하고 도청 문제 해결을 도출할 자문 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