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NSA 불법 감시 폭로로 임무 완수, 나는 승리했다”

“내 임무를 이미 완수했다고 생각하기에 만족한다.”

지난 6월 초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불법 정보수집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30·사진)이 임시 망명지인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를 했다. 

스노든은 24일자에 실린 기사에서 자신의 폭로에 대해 “나는 이미 승리했다”며 “사회를 바꾸려 하기보다는, 사회 스스로가 바뀔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길 원했다”고 말했다. ‘집고양이’처럼 외부와의 접촉 없이 지내 자신이 공개한 정보에 대한 주변의 반응을 모른다던 스노든은 “내 의견에 어떠한 분석이라도 있는 게 좋다”며 폭로를 하기 전 “사람들의 반응이 냉담할까봐 두려웠다”고 털어놓았다.

스노든은 NSA 동료 직원들도 정보수집 활동에 불안해했다고 말했다. 스노든은 동료들에게 정보수집 실태를 알리자 “(동료들이) 러시아인들보다 미국인들의 정보를 더 많이 모으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며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지 않다고 말한 사람도 있었다”고 전했다.

비밀 서약에 서명하고도 이를 어겼다는 비판에 스노든은 “나는 비밀 유지 자체가 아니라 헌법에 맹세한 것”이라고 밝혔다. NSA의 도·감청 프로그램을 허가한 미 해외정보감시법원(FISA)을 두고는 “판단 기능을 상실한 묘지 같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에 대해서도 “모든 것을 다 캐려고 한 정부를 우리가 과연 받아들일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했다.

“NSA를 망치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개선하기 위해 이 같은 일을 했는데 정작 NSA만 모르고 있다”고 말한 스노든은 러시아나 중국 정부와 협력하고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러시아나 중국 등 미국 외의 다른 나라에 충성한다는 증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이틀에 걸쳐 14시간 동안 인터뷰를 한 워싱턴포스트는 과자와 라면을 즐기고, 방문객들을 맞이하며 살고 있다는 스노든을 “개인의 삶은 좀처럼 밝히길 꺼리는 과묵한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