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공무원들이 공휴일에도 빗자루를 들고 거리에 나서게 됐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사진)가 공무원들에 사무실과 거리를 청소하라는 ‘총동원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모디는 인도 공휴일인 오는 2일 전국 공무원들에게 출근해 사무실과 화장실, 거리 청소를 하도록 명령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10월2일은 인도 독립 영웅인 마하트마 간디의 탄생 기념일이다. 모디도 이날 출근해 직접 빗자루를 들고 델리 지역 거리를 청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공무원 사회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고위 관리는 “공휴일에 출근해야 하는 나를 보고 자녀들이 언짢아했다”고 AFP통신에 말했다. 또다른 정부 관리는 “전례 없는 청소 행사”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낮은 카스트에서 주로 하는 거리 청소를 공무원에게 지시함으로써 계급 차별 문제를 해소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번 공무원 총동원 청소 행사는 모디가 취임 후 강조해 온 ‘부지런한 공직사회’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모디는 2002년 구자라트 주총리 취임 때부터 주정부 공무원들의 근무태만을 용납하지 않기로 유명했다. 총리 취임 후에는 정시 출근·야근 문화가 공직사회에 자리잡았다.

또 이번 행사는 인도의 고질적인 공중보건·위생 문제를 해소하려는 모디의 의지로도 풀이된다. 인도에는 공중 화장실 숫자가 부족할뿐 아니라, 국민들이 길거리 대신 화장실에서 용변 보는 것을 익숙치 않아 한다. 때문에 길거리가 더러워지고 전염병이 발생하는 문제가 델리 같은 대도시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모디는 총선 기간부터 힌두교 성지 갠지스강 정화를 천명했다. 총리 취임 후에는 간디 탄생 150주년인 2019년까지 ‘깨끗한 인도’를 만들겠다고 공언해왔다. 모디가 손수 거리 청소에 나서는 모습은 간디의 과거 모습을 연상케도 한다. 간디는 수세식 화장실 개념이 전무하던 20세기 초·중반 인도에서 손수 화장실 청소를 하는 모습을 대중들에게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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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