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재환이 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KIA와의 경기에서 3회말 2점 홈런을 치고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두산은 김재환의 2점 홈런으로 KBO 역대 2번째 2만타점 기록을 세웠다.  잠실 |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두산 김재환이 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KIA와의 경기에서 3회말 2점 홈런을 치고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두산은 김재환의 2점 홈런으로 KBO 역대 2번째 2만타점 기록을 세웠다. 잠실 |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두산 김재환(30)은 올해 유난히 바쁘다. 팀이 치른 115경기 중 단 2경기만 빼고 모든 경기에 출전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로도 뽑혀 전경기에 출전했다.

아시안게임 폐막과 동시에 재개된 리그에서 김재환이 다시 활약을 이어갈 수 있을지가 관심거리였다. 휴식도 취하지 못한 데다, 아시안게임에서의 생소한 공과 스트라이크존이 타격감을 흐트러뜨리지는 않았을까. 하지만 김재환은 지난 5일 잠실 KIA전 3회말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34호로 박병호(넥센)와 홈런 공동 2위 자리를 지켰고, 100타점 고지를 돌파했다. 강타자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30홈런-100타점’을 3시즌 연속 달성한 사상 6번째 선수가 됐다. 타이론 우즈와 박병호(이상 4시즌 연속), 이승엽, 에릭 테임즈, 최형우 등 내로라 한 강타자들만이 오른 자리다. 3시즌 연속 100타점도 사상 8번째 기록이다.

기록을 완성한 뒤에도 김재환은 덤덤했다. 김재환은 “아시안게임 내내 지명타자로만 뛰어서 체력에는 문제가 없다”며 “수비까지 겸했던 선수들이 더 고생했다. 그들에게 미안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김재환은 지명타자 자리를 딱히 원치 않았고 코칭스태프에 수비를 보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좌익수 김현수(LG), 중견수 이정후(넥센), 우익수 손아섭(롯데)이 주로 나섰고 경기 후반 백업으로는 박해민(삼성)이 출전했다. 김재환은 “코칭스태프들이 저보다 다른 수비수들에 더 큰 믿음을 보이신 것 같다”며 웃었다.

홈런 부문에서는 선두 제이미 로맥(SK)을 뒤쫓고 있고, 김현수와 다린 러프(삼성)와는 타점왕 경쟁을 벌이는 상황. 그러나 김재환은 개인 타이틀에는 욕심이 없다는 뜻을 거듭 내비쳤다. 김재환은 “제 앞 타순에 나서는 선수들이 워낙 잘 쳐서 저에게 기회가 많이 오는 것일뿐”이라고 했다. 30홈런-100타점 기록도 마찬가지다. 그는 “신경쓰지 않았다. 그래서 저보다 앞서 어떤 선배들이 기록했는지는 모른다”며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두산에서, 토종 타자로서는 처음 달성했다는 것은 기쁘다”고 말했다.

아직 올라본 적이 없는 40홈런 고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본 적도 없다. 나도 한 타자로 진루하면 득점하기 위해 열심히 주루플레이를 한다”며 “팬들은 저희 40홈런보다 두산의 1위를 더 기뻐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김재환은 “(오)재원이 형이나 (허)경민이나, 다른 타자들로부터 아직도 ‘어떻게 쳐야하는지’를 배운다”고 말했다. 더그아웃에서 수시로 타자들이 각자 정보를 공유한다던, 두산의 힘이 떠올랐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