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멜 로하스 주니어. kt wiz 제공

KT 멜 로하스 주니어. kt wiz 제공

한 경기도 허투루 치를 수 없다. 후반기 막판 한껏 치열해진 KBO리그 순위싸움에서 5위 자리를 쫓는 9위 KT라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최근 아쉬운 플레이가 잇따라 나와 발목을 잡았다. 7월의 상승세로 겨우 5위 싸움 대열에 합류했지만, 승부를 가를 만한 디테일 싸움에서 저지른 실수로 경기를 내주고 있다. 

KT는 지난 4일 수원 넥센전에서 9회초 박병호에게 투런 홈런을 맞아 1-3으로 졌다. 하지만 두고두고 아쉬운 순간은 7회말 나왔다. 0-1로 뒤진 채 맞은 무사 2루, KT 4번 멜 로하스 주니어가 오른쪽 담장을 맞추는 큼지막한 타구를 때려냈다. 2루 주자가 홈을 밟아 1-1 동점. 문제는 로하스의 주루플레이였다. 로하스는 타구를 친 동시에 1루를 향해 천천히 달려나갔다. 1루 측 KT 더그아웃을 향해 손가락을 가리키며 흡사 홈런을 친 듯 세리머니를 했다. 타구가 우측 펜스 상단을 맞는, 홈런에 가까운 타구이긴 했지만 로하스의 판단은 아쉬웠다. 로하스의 빠른 발을 감안하면 2루까지도 갈 수 있는 타구였는데,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려 1루에 머물렀다. 

로하스는 후속 타자들의 땅볼과 볼넷 등으로 3루까지 밟았다. 그러나 2사 2·3루에서 장성우가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나 끝내 홈을 밟지 못했다. 만약 로하스가 2루에 먼저 도달했다면, 좋은 흐름을 이어가 추가 득점과 역전에 성공할 수 있었다. 9회 엄상백이 아니라 마무리 김재윤이 등판하는 등 유리하게 경기를 이끌 수 있었기에, 로하스의 섣부른 홈런 판단은 두고두고 아쉬웠다. 

그 이전 경기였던 지난 2일 대전 한화전 9회말도 그랬다. KT가 3-2로 앞선 가운데 맞은 1사 1·3루 상황. 한화 3루주자 김태연의 긴 리드를 눈치챈 KT는 포수 장성우가 피치아웃 후 3루로 송구했다. 아웃 타이밍이었지만, 3루수 황재균이 송구를 놓치면서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했다. 만약 여기서 아웃을 잡았다면 경기는 하주석의 삼진 아웃과 함께 KT의 3-2 승리로 끝났을 것이다. 하지만 이어진 2사 2·3루에서 정근우의 역전 스리런이 터졌고, KT는 다 잡은 승리를 놓쳤다. 

지난 1일 한화전 3-4 한 점차 패배에 이어 아쉬운 장면이 나오며 KT는 3연패에 빠졌다. 최근 흐름이 좋지 않던 3위 한화에 위닝시리즈를 기록할 기회도 놓쳤고, 5위 싸움을 위해서 반드시 잡았어야 할 넥센에게도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승부도 모두 1~2점 차로 갈렸다. 일찌감치 큰 점수 차로 패했더라면 주전급 선수들에게 휴식이라도 줄 수도 있었을 텐데, 잇단 총력전에서 패하며 팀의 사기에도, 선수들의 체력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됐다. 갈길 바쁜 KT는 상대팀 뿐 아니라 팀내 선수들이 벌이는 작은 실수도 극복해야 해 무더위 속 더 어려운 5위 싸움을 치르게 됐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