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선수들이 2일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끝난 2018 러시아 월드컵 16강 러시아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배한 이후 아쉬워하고 있다. 모스크바 | AP연합뉴스

스페인 선수들이 2일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끝난 2018 러시아 월드컵 16강 러시아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배한 이후 아쉬워하고 있다. 모스크바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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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고 정교한 패스축구 ‘티키타카’의 스페인과 2018 월드컵 개최국 러시아가 2일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끝난 16강전 전·후반 및 연장전 120여분 동안 각각 성공한 패스 숫자다. 스페인을 러시아보다 5배 이상 많은 패스를 성공했다. 패스 정확성 마저도 앞섰다. 시도한 1137개의 패스 중 91%를 성공해 71%의 러시아를 꽤 큰 차이로 앞섰다.

볼 점유율도 74%대 26%. 스페인이 크게 앞섰다. 그러나 8강 진출에 성공한 것은 러시아였다. 스페인은 직전 대회인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의 아쉬움을 러시아에서 씻으려고 했지만, 승부차기 끝에 패하며 뜻을 이루지 못했다.

스페인은 빠르고 짧은 패스를 돌리며 러시아 수비진의 빈 틈을 찾으려 애썼다. 그러나 수비수 5명, 미드필더 3명을 선발로 낸 러시아의 두터운 수비벽을 좀처럼 뚫지 못했다. 성공한 패스 숫자는 시간이 지날 수록 늘어갔지만, 페널티 지역 안으로 투입되는 공은 많지 않았다. 러시아가 되레 196㎝의 장신 원톱 아르툠 주바(아르세날 툴라)에게 공을 공급하며 찬스를 만들어갔다.

조별리그에서 3골을 넣은 지에구 코스타(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세개의 슈팅을 기록하긴 했지만 후반 35분 교체돼 나갔다. 코스타와 교체 투입된 이아고 아스파스(셀타 비고)나 연장전 투입된 로드리고 모레노(발렌시아)가 역습 상황에서 빠른 발로 위협적인 상황을 만들었다. 그러나 수비가 뚫린 뒤에는 최후방 골키퍼 이고리 아킨페예프(CSKA 모스크바)가 끝내 골문을 막았다. 스페인은 승부차기에서도 아킨페예프를 넘지 못했다. 세번째 키커 코케(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다섯번째 키커 아스파스의 슈팅을 아킨페예프가 손과 발로 각각 막아내며 러시아의 첫 8강 진출의 일등공신이 됐다. ‘맨 오브 더 매치’도 아킨페예프에게 돌아갔다.

스페인은 월드컵 사상 처음 경기 중 1000번의 패스를 성공한 팀이 됐다. 그러나 수많은 패스를 골로 끝내 완성시키지 못하며 기록은 의미를 잃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