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최주환(53번)이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SK와 경기 9화말 2사 1,2루 상황에서 신재웅으로부터 역전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친 뒤 환호하고 있다. 잠실 | 이석우 기자

두산의 최주환(53번)이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SK와 경기 9화말 2사 1,2루 상황에서 신재웅으로부터 역전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친 뒤 환호하고 있다. 잠실 | 이석우 기자

9회말 2사 1·2루. 두산이 3-4로 뒤진 가운데, SK 마무리 신재웅을 상대로 초구 볼을 고른 최주환을 김태형 감독이 불렀다. 귀엣말로 어떤 비기라도 전해진 것일까. 다시 타석에 선 최주환은 2구째 147㎞ 속구에 방망이를 돌렸고, 잠실야구장 좌중간 담장으로 넘어가는 끝내기 홈런이 됐다.

2018 프로야구 선두 두산이 31일 잠실 SK전에서 9회말 투아웃에 터진 최주환의 역전 끝내기 스리런 홈런에 힘입어 6-4로 승리하고 4연승을 달렸다.

상반된 유형의 두 좌완 김광현(SK)과 유희관(두산)이 맞선 경기 초중반은 투수전으로 진행됐다. SK 김광현은 최고구속 155㎞ 광속구를 앞세워 6이닝 동안 삼진을 7개 잡고 두 점밖에 내주지 않았다. 1회말 두산 최주환에게 2루타-박건우에게 3루타를 맞고 선취점을 내줬다. 2회말에는 투아웃을 잘 잡고도 단타 3개를 잇달아 내줘 1점을 더 뺏겨 어려운 경기를 치르는 듯했다. 그러나 경기를 치를 수록 안정을 되찾았다. 마지막 6회말에는 김재환에게 2루타-양의지에게 안타를 내줘 무사 1·3루에 몰렸지만 광속구로 삼진 2개를 잡고 내야 땅볼을 유도해 실점을 막았다.

유희관도 최고구속 134㎞ 수준의 느린 직구와 120㎞대 체인지업을 섞어가며 SK 타선을 농락했다. 다만 4회초 한동민에게 우월 2루타-제이미 로맥에게 좌전 적시타를 잇달아 허용해 한 점을 뺏긴 뒤, 6회초 1사후 다시 로맥에게 동점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이후 2루수 실책과 안타로 1사 1·3루 위기를 만들었지만, 이어 던진 박치국이 연속 삼진으로 급한 불을 껐다.

그러나 승부는 ‘한방’, 그리고 수비에서 갈렸다. 8회초 2사 1루에서 SK 김동엽이 오랜 야구 격언처럼 바뀐 투수 변진수의 첫 공을 받아쳐 투런 홈런을 만들었다. SK의 승리가 굳어지는 듯했지만, 9회말 두산의 집중력이 더 빛났다. 김재호와 오재원의 연속 안타로 만든 1사 1·2루에서, 대타 오재일이 2루 땅볼을 쳤다. 그러나 SK 2루수 김성현이 글러브로 공을 잡았다 놓쳤고, 상황은 1사 만루가 됐다. 실책 탓에 허경민의 희생 뜬공은 추격점으로 연결됐고, 이어 나온 최주환의 홈런이 승부를 갈랐다.

홈런을 만든 김 감독의 귀엣말은 무엇이었을까. 경기 후 최주환은 감독이 자신에게 “칠 수 있겠냐” 물었다고 했다. 최주환은 6회초 수비 도중 오른쪽 검지를 다쳐 실책을 저질렀다. 통증이 있었지만 최주환은 자신도 모르게 “칠 수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그리고는 ‘삼진을 당하더라도 자신감 있게 배트를 돌리자’고 마음 먹었고, 승부를 가르는 홈런으로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퓨처스(2군)에 내려간 뒤 12일만에 1군 복귀전을 치른 곽빈이 승리투수가 됐다. 두산은 이날 대전에서 NC에 패한 2위 한화와의 승차를 4.5게임을 벌리며 선두를 질주했다. 반면 SK는 3연패에 빠졌다. 두산을 상대로는 4연패, 잠실구장 6연패에 빠졌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