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제라드 호잉(위)과 SK 제이미 로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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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소강상태였던 올 시즌 KBO리그 홈런 레이스에 다시 불이 붙을까. 한동안 잠잠하던 홈런 선두주자들의 대포가 다시 가동됐다. 홈런 선두 최정(SK)이 최근 부진한 사이 추격자들이 지난 22일 일제히 홈런을 추가하며 대포전쟁 2라운드를 예고했다.

23일 경기 전까지 최정이 18개로 홈런 1위를 달리고, 그 뒤를 15개의 제이미 로맥(SK), 14개의 제라드 호잉(한화)이 쫓고 있다. 김재환(두산)과 김동엽(SK), 멜 로하스 주니어(KT) 등 3명이 11개로 공동 4위에 올라 있다. 여기에 이대호(롯데), 마이클 초이스(넥센), 다린 러프(삼성)까지 총 9명이 두자릿수 홈런 고지를 밟았다.

최정이 지난달 26일 홈런 선두로 치고 나간 이후 최정이 앞서고 로맥과 호잉이 쫓는 구도는 꽤 오래 굳어졌다. 다만 초반만큼의 폭발적인 질주는 없었다. 최정은 4월에만 12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전례없는 홈런 페이스를 보였다. 5월에 친 5개의 홈런도 22일 현재 월간 홈런 공동 1위에 해당하지만 페이스가 전보다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홈런 페이스가 처진 건 두 외국인 타자도 마찬가지다. 로맥도 개막 한 달 만에 11홈런을 쳤지만 5월 들어 지난 18일까지 단 2개를 추가하는 데 그쳤다. 호잉 역시 지난 4일 대구 삼성전 이후 17일 동안 홈런을 추가하지 못하고 있었다.

리그 전반적으로 초반에 비해 홈런 빈도가 줄어든 탓도 있었다. 3월에는 경기당 2.34개, 4월에는 2.25개씩 터지면서 사상 유례없는 홈런의 시즌이 진행됐다. 그러나 5월들어 경기당 홈런 수는 2.02개로 떨어졌다. 올 시즌 전체 경기당 홈런 수도 지난해(2.15개)에 근접한 2.18개까지 내려갔다.

그 가운데 선두 최정을 제외한 후발 주자들이 일제히 홈런을 치며 순위가 요동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정은 지난 15일 잠실 두산전 홈런 이후 5경기를 치르는 동안 홈런은커녕 안타도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타격감이 바닥을 치고 있다.

그 사이 뒤따르던 주자들이 22일 대포를 재가동했다. 최정의 뒷 타순에서 팀내 경쟁을 벌이던 로맥이 최근 3경기에서 홈런 2개를 추가했다.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래긴 했지만 지난 22일 문학 넥센전에서 추격의 3점홈런을 쳐냈다. 호잉의 홈런은 더욱 임팩트가 컸다. 같은 날 대전 두산전에서 팀이 6-7로 뒤지던 9회초 2사에 극적인 동점 솔로 홈런으로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갔다. 이날 앞서 3회에도 2점 홈런을 터뜨려 지난 1일 이후 21일 만에 멀티 홈런 경기를 치렀다.

여기에 4월 일찌감치 10홈런 고지에 오른 뒤 잠잠했던 SK 김동엽도 다시 홈런 경쟁에 뛰어들었다. 같은 날 넥센전에서 대타로 나와 25일 만의 홈런포를 쏘았다. 박병호와 김하성이 없는 동안 넥센의 4번 자리를 맡은 초이스도 같은 날 솔로 홈런을 치며 2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 타자가 됐다. 최정의 부진이 장기화되는 사이 후발주자들의 추격이 더 거세지면서 홈런왕 경쟁은 다시 혼전 양상에 접어들고 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