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들, 국민과의 소통 창구 미비"···청년유권자 행동 출범

한달도 채 남지 않은 19대 대선. 후보들의 연설과 각종 슬로건에는 ‘국민·시민’이라는 말이 넘쳐나지만 대선 후보들과 국민·시민들의 소통창구는 존재할까. 청년단체들의 분석 결과 주요 정당 대선 후보 캠프에는 국민·시민들과의 쌍방향 의사소통 창구가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청년유권자 행동’을 출범시키고 청년을 비롯한 유권자들의 권리 보장을 위한 3가지 제안을 발표하며 각 대선 후보들이 받아들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선 후보들, 국민과의 소통 창구 미비···청년유권자 행동 출범



12일 청년단체 민달팽이유니온이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 대선 후보의 홈페이지를 분석한 결과, 각 정당의 대선 후보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거나 정책을 제안하는 창구는 있었지만 공통적으로 그에 대한 후보의 답변을 듣거나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공간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민주당 후보의 홈페이지는 “콘텐츠가 많은 편이지만,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게시판은 없다”고 평가받았다. 특정 번호로 문자메시지를 보내 국민들이 공약을 제안할 수 있도록 하는 ‘국민이 만드는 대선공약’이라는 공간이 있지만 “후보와 시민, 혹은 시민 간의 상호소통을 지향하는 기획은 보기 어렵다”고 평가됐다. 

홍준표 한국당 후보의 경우 홈페이지에 자신의 팬카페(카페 모래시계), 공식 페이스북으로의 링크, 홍 후보를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로 추가해 소식을 전달받으라는 안내만 있을뿐이었다. 홍준표 후보 공식페이지가 아닌 한국당 공식 홈페이지에 홍 후보에 대한 ‘지지한마디’ 공간이 있을 뿐, 국민이 의견을 밝히면 후보가 이에 답하는 공간은 홈페이지에 없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홈페이지에 대한 평가도 다르지 않았다. 안철수 후보 지지자들의 사연을 응모하면 이를 안 후보가 공개한다는 ‘안철수, 사람들’ 이라는 캠페인이 있을뿐, 의견을 개진하고 후보와 소통할 공간은 없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 홈페이지도 비슷했다. 홈페이지 게시판에 댓글을 남길 수는 있었지만 후보의 답변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의 홈페이지에는 형식적으로 ‘국민과의 소통’ 카테고리에 ‘우리가 꿈꾸는 세상’이라는 자유게시판이 있었다. 그나마 유승민 후보에 대한 지지와 함께 유 후보를 질타하는 발언들을 올릴 수 있게 돼 있었고, 올해 초부터 11일까지 약 330개의 글이 게재됐다. 다만 민달팽이유니온은 “각 게시글에 대해서는 의원실 명의의 형식적인 답변만 올라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2017 촛불행동 청년유권자 행동’이 12일 서울 광화문광장 앞에서 차기 대통령은 촛불 민심의 의견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며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윤승민 기자

‘2017 촛불행동 청년유권자 행동’이 12일 서울 광화문광장 앞에서 차기 대통령은 촛불 민심의 의견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며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윤승민 기자

민달팽이유니온을 비롯해 청년유니온, 청년참여연대 등 전국 25개 청년단체들은 대선 후보들이 공론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며 이날 ‘2017 촛불행동 청년유권자 행동’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청년유권자 행동은 이날 오후 1시30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출범 선언과 함께 ‘유권자의 권리가 보장되는 선거를 위한 3가지 제안’을 발표했다. 

이들은 먼저 국민·시민들이 찾아가 일상 문제를 말하고 정책을 제안할 수 있는 ‘캠프 공간 시민 개방’을 제안했다. 또 대선 후보들이 비전과 정책을 일방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국민·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의견을 밝힐 수 있도록 ‘시민참여형 정책설명회’를 열어야 한다고도 했다. 또 각 정당 대선후보 캠프에서 ‘실시간 정책공약 질의응답 플랫폼’을 온라인으로 만들어야 한다고도 제안했다. 국민·시민이 평가만 할 것이 아니라 참여할 수 있는 주체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청년유권자 행동은 이같은 3가지 제안과 ‘청년정책 수립·시행을 위한 정책간담회’ 제안을 오는 13일자로 주요 정당 후보들에 보내고 답변을 15일 오후 5시까지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오는 15일 차기 정부 청년정책 3대 방향·10대 과제를 정하기 위한 청년정책 디자인 워크숍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열기로 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