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장,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지금은 경찰국가 시대 아니다"

이철성 경찰청장(사진)은 19대 대선을 약 한 달 앞두고 검찰이 경찰 간부를 상대로 잇달아 수사한 것을 두고 “길들이려고 하는 것 같지는 않다. (검찰이) 그렇게 치졸하게 할 리가 없다”고 말했다. 김수남 검찰총장의 ‘경찰 국가’ 발언에 대해서는 “소이부답(笑以不答·웃을뿐 답하지 않음)하겠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10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을 앞두고 벌어진 검찰의 경찰 수사와 그에 대한 경찰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경찰에 법적 문제가 있으면 당연히 수사해야 한다. 검찰에 불만은 없다”며 이 같이 답했다.

이 청장은 “국가가 어려운 시기에 기관 간에 다투는 것은 국민에게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수사권 조정도 국회에서 정해주시는 역할을 우리가 맡으며 역량을 강화하고 국민 신뢰를 받도록 노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수남 검찰총장이 지난 7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 서울동부지검 준공식 기념사를 통해 “검찰은 경찰국가시대의 수사권 남용을 통제하기 위해 준사법적 인권옹호기관으로 탄생한 것”이라고 발언한데 대해 이 청장은 “지금은 경찰국가 시대가 아니다. ‘소이부답’하겠다”고 말했다. 또 황운하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장(경무관)을 비롯해 경찰 내부에서 검찰에 대한 반발 목소리가 나오는데 대해서는 “실무적인 강연하다보면 정제되지 않은 발언이 나올 수 있다”며 “국민에게 바람직한 의견이 나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신연희 서울 강남구청장은 오는 11일 오후 2시 경찰에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지난달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시위에서 폭력행위를 방조한 혐의를 받는 ‘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박사모)의 정광용 회장에 대해서는 “오는 12일까지 출석하지 않으면 체포영장을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8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을 통해 또다시 불거진 경찰들의 인사 청탁 문제에 대해서는 “지난번 박건찬 치안감의 ‘인사청탁 업무노트’ 관련자 224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바탕으로 이미 징계를 요구했다”며 “새로 의혹이 제기된 이모 총경에 대해서는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렸지만, 언론에 회자되며 조직에 누를 끼친 부분은 내일 징계위원회 열어 중징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