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 질주의 밑거름이 됐던 두산 젊은 불펜 투수들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세이브 1위 김강률이 엔트리에 말소돼 당분간 집단 마무리 체제를 꾸리기로 했기 때문이다.

두산은 1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삼성과의 경기에 앞서 마무리 김강률을 엔트리에서 제외하고 우완 사이드암 변진수를 등록했다. 김강률의 오른쪽 어깨에 피로가 누적돼 휴식이 필요하다는 게 말소 이유다.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KBO 리그 삼성 대 두산 경기. 9회 초 두산 마무리 투수 김강률이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두산 김태형 감독은 “김강률이 어제 홈런을 맞고 어깨도 무거워 보이고 구속도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강률은 전날 경기에서 팀이 7-5로 앞선 9회말 세이브 상황에서 등판했으나 1사 후 이원석에게 솔로 홈런을, 다린 러프에게 좌전 안타를 맞은 뒤 7-6으로 쫓기는 상황에서 곽빈으로 교체됐다.

12일 현재 5세이브를 올린 김강률은 세이브 부문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불안한 모습을 보여왔다. 평균자책점은 10.38로 높았고, 피안타율은 4할1푼에 달했다. 블론세이브도 2개였다. 부진하던 차에 컨디션까지 저하됐다는 판단에 따라 두산은 김강률을 엔트리에서 뺐다.

김태형 감독은 “박치국, 곽빈, 함덕주 등 젊은 투수들을 상황에 따라 돌아가면서 마무리로 내겠다”고 말했다. 젊은 투수들은 압도적이지는 않지만 씩씩하게 던지며 두산의 연승에 힘을 보탰다. 당장 전날에도 곽빈이 김강률을 구원해 경기를 마무리짓고 데뷔 후 첫 세이브를 따냈다. 박치국은 9경기 동안 9이닝을 던져 삼진을 12개 잡아냈고 평균자책점 0을 기록중이다. 선발 로테이션에는 합류하지 못했지만 함덕주도 7경기에 나와 2홀드·평균자책점 2.35로 제 몫을 하고 있다.

여기에 선발투수들도 충분히 이닝을 소화하고 있고, 베테랑 이현승도 불펜에 합류해 두산은 젊은 투수들에게 마무리를 맡길 여유가 생겼다. 다만 중간계투와 다른 마무리로서의 중압감을 선수들이 어떻게 견뎌낼지가 변수다. 김태형 감독은 “영건들이 생각보다 잘 해줬다”며 “‘꼭 막으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다. ‘한 번 타자와 붙어보라’는 마음으로 경기에 내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