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재호(왼쪽)가 1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삼성과의 원정경기에서 6회초  역전 3점 홈런을 친 뒤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두산 베이스 제공


(사진 = 두산 베어스 제공)

6회초. 2사 1·3루. 4-5로 뒤지던 두산 7번 김재호는 삼성 구원투수 최충연을 상대로 볼카운트 2-2를 만들었다. 그리고 들어온 5구째.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에 살짝 걸친 듯했지만 주심의 손은 올라가지 않았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1루주자 양의지가 투구와 동시에 2루로 향하고 있었다. 발이 느린 주자라 포수가 도루를 저지할 수 있을 듯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강민호가 스트라이크를 확신하고 더그아웃에 들어가려는 제스처를 취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김재호는 한 개의 파울을 더 쳐낸뒤 7구째 몸쪽 직구를 잡아당겼다. 시속 149㎞의 빠른 공은 좌측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10m 3점 홈런이 됐다. 두산이 처음으로 리드를 잡는 순간이었다.

선두 두산이 1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시즌 4차전에서 경기 중반 집중타에 힘입어 7-6으로 이기고 6연승을 질주하며 선두자리를 지켰다.

삼성이 전날의 패배를 설욕하려는 듯 먼저 앞섰다. 1회말 박해민이 선두타자 3루타로 포문을 열더니 다린 러프-강민호-배영섭의 연속 안타와 김헌곤의 내야 땅볼로 먼저 4점을 뽑았다. 타격 부진에 빠져있던 김상수는 2회말 추격의 솔로 홈런을 보탰다.

그러나 삼성은 곧바로 3회초 실책으로 한 점을 내줬다. 두산 박건우가 내야 높이 띄운 공을 삼성 1루수 최영진이 잡지 못했다. 이어진 김재환의 좌중월 2루타로 1루주자 박건우는 홈을 밟았다. 다음 타자들이 모두 범타로 물러나, 최영진의 실책이 없었으면 삼성은 실점을 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두산은 5회초 삼성 선발 양창섭이 지친 틈을 놓치지 않았다. 양창섭이 시즌 처음으로 투구수 100개를 넘긴 5회초 2사 1·2루에서 이날 시즌 첫 출전한 김민혁이 우중간 적시 2루타로 주자 2명을 모두 불러들였다. 이어 허경민의 중전안타-정진호의 좌익선상 2루타로 두산은 점수차를 4-5 한 점차로 좁혔다.

김재호의 역전 3점 홈런으로 두산이 7-5로 앞서는 동안, 삼성은 이렇다할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두산 선발 유희관은 2회까지 5점을 내줬지만 4회부터는 연속 안타를 허용하지 않으며 6회초 2아웃까지 잘 막았다. 삼성은 8회말 2사 1·3루 찬스를 맞았지만, 1번 박해민이 체크스윙한 공이 1루수 앞으로 천천히 굴러가는 땅볼이 돼 허무하게 기회를 날렸다.

9회 삼성은 3번 이원석이 추격의 솔로 홈런을 날렸다. 하지만 두산은 연속 안타를 맞은 마무리 김강률을 빼고 신인 곽빈을 동점주자가 출루한 상황에서 내보내는 승부수를 걸었고, 곽빈은 안타 1개를 맞았지만 삼진 1개·땅볼 1개로 팀의 승리를 지켰다.

삼성 선발 ‘루키’ 양창섭은 홈 데뷔전에서 4회까지 매회 주자를 내보내고도 비자책으로 잘 막았다. 그러나 연이은 풀카운트 승부로 늘어난 투구수가 문제가 됐다. 이미 4회까지 91개의 공을 던졌던 양창섭은 시즌 최다 투구수 119개를 기록하며 5이닝을 끝내 채우지 못했다. 선발 맞상대 두산 유희관은 5.2이닝 동안 5실점하고도 시즌 첫 승을 챙겼다. 곽빈은 프로 데뷔 첫 세이브를 따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