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이 더 걸리긴 했지만, ‘우승 청부사’들은 결국 기대에 보답했다. 한국도로공사의 V리그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의 밑바탕에는 팀의 두 큰언니 세터 이효희(38)와 센터 정대영(37)이 있었다.

두 베테랑은 2017~2018 도드람 V리그 여자부 챔프전에서 주전으로 뛰며 여전한 기량을 과시했다. 이효희는 최우수선수(MVP) 박정아와 이바나 네소비치 쌍포에 안정적으로 볼을 공급했다. 정대영은 팀이 우승을 확정지은 지난 27일 IBK기업은행과의 챔프전 3차전에서 박정아·이바나와 함께 팀내 최다인 19점을 올렸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힘을 보탰다. 이효희는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긴장감보다는 이겨야겠다는 부담감이 컸다”며 “어린 선수들의 긴장감을 줄이려고 노력했는데 잘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효희는 자신이 뛰었던 4개팀(KT&G, 흥국생명, 기업은행, 도로공사)에서 모두 챔프전 우승을 차지하는 영광을 맛봤다.

이효희와 정대영은 2014~2015시즌 V리그 첫 우승에 도전했던 도로공사에 함께 영입됐다. 화려한 국가대표 경력을 가진 둘이 도로공사의 첫 우승을 이끌어주리란 기대가 많았다. 그 기대대로 정규리그 우승은 차지했지만 챔프전에서 좌절을 맛봤다. 이후 두 시즌엔 포스트시즌 진출마저도 실패했다.

세대교체 바람이 불었지만 김종민 감독은 철저한 자기관리로 빼어난 실력을 보인 둘을 중용했다. 둘은 정규시즌 내내 주전으로 나서며 좋은 성적으로 답했다. 이효희는 정규시즌 세트 3위(1158개)에 오르는 동안 각 팀 주전 세터 중 가장 적은 세트 범실(10개)을 기록했다. 정대영도 블로킹 3위(77개)에 올랐다.

김 감독은 우승 원동력에 대해 “훈련을 강하게 시켰는데도 고참 선수들이 불만 없이 잘 따라와줘서 고마웠다”고 했다. 정대영도 “감독님이 끝까지 믿어주셔서 여기까지 왔다. 우승까지 하게 돼 감사하다”고 말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