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프리스타일스키 모굴 국가대표 최재우가 지난 2일 강원 횡성군 웰리힐리파크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횡성|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프리스타일스키 모굴 국가대표 최재우가 지난 2일 강원 횡성군 웰리힐리파크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횡성|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2017~2018시즌 국제스키연맹(FIS) 프리스타일 스키 월드컵 남자 모굴 랭킹 4위, 7차례 열린 월드컵 대회 중 네 번 4위, 한 대회에선 예선 1위….

모굴 대표 최재우(24·한국체대)는 월드컵 대회 성적으로 ‘한국 설상 종목 첫 올림픽 메달’ 기대감을 높이고 있었다. 그런 최재우가 지난 9일 올림픽 남자 모굴 1차 예선 경기를 20위로 마쳤을 때 모두 아쉬움과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최재우는 “착지 실수를 저지른 나 자신이 실망스러웠다”며 “부담감과 긴장감을 이겨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출발선에 설 때마다 기도하며 부담감을 내려놓으려고 했지만, 그날따라 출발선에서 자신을 향한 함성이 크게 들렸다고 했다.

12일 남자 모굴 2차 예선을 앞둔 최재우의 최고의 적은 상대가 아니라 자신이 느끼는 ‘부담감’이다. 올림픽을 앞두고 받은 성적표가 좋았던 만큼, 올림픽에서도 이 성적을 재현해야 한다는 생각을 쉽게 떨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올림픽의 성패는 앞선 월드컵 성적보다는 현재의 ‘마인드 컨트롤’에 달려있다.

올림픽에 네차례 출전한 ‘스키 여제’ 린지 본(34·미국)도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 못내는 선수들이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경우가 있다”며 “올림픽에 나서는 월드컵 상위권 선수들은 성적에 대한 부담감을 받아 부진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본의 얘기는 실제 평창 올림픽에서 어느 정도 들어맞았다. 대회 첫 메달이 나온 크로스컨트리 여자 15㎞(7.5㎞+7.5㎞) 스키애슬론 경기에서도 FIS 크로스컨트리 월드컵 랭킹 1~3위 중 한 명도 시상대에 서지 못했다. 오히려 이번 시즌 랭킹은 6위에 머물렀지만 올림픽에서 두 차례 금메달을 따냈던 샬로테 칼라(31·스웨덴)가 이번 대회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물론 월드컵 상위 랭커들의 ‘노메달’ 원인을 부담감 하나로 한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최재우에게 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올림픽에서 좋은 결과를 원한다면 월드컵에서의 호성적과 그 이상의 결과를 올림픽에서 보여주겠다는 생각을 잊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재우도 그 점을 알고 있다. 그는 1차 예선에서의 부진이 “부담감과 욕심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을 다시 깨닫게 해 준 좋은 기회”라고 했다. 최재우는 서명준(26), 김지헌(23·이상 GKL스키단)과 함께 12일 오후 7시30분, 평창 휘닉스 스노 경기장에서 남자 모굴 2차 예선에 나선다. 여기서 10위 안에 들면 오후 9시부터 이어 열리는 결선 무대를 밟게 된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