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KB손해보험 알렉스 페레이라. KOVO 제공

의정부 KB손해보험 알렉스 페레이라. KOVO 제공

“오늘 경기를 어떻게든 이겨야 (위로) 올라갈 수 있을 것 같다.”

의정부 KB손해보험 권순찬 감독은 12일 경기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도드림 V리그 수원 한국전력과의 남자부 4라운드 홈경기에 앞서 “올시즌 한국전력은 한 번도 못 이겨봤다”며 이같이 말했다. 선두권을 향해 한 걸음이라도 더 쫓아가려는 V리그 4위 한국전력. 그 한국전력과의 차이를 벌리고 싶지 않은 5위 KB손보. 둘 사이의 순위차는 한 끝차이였지만 전반기 ‘천적’ 한국전력을 넘지 못해 경기 전 승점차는 5점에 달했다.

그러던 KB손보가 웃었다. KB손보는 한국전력을 3-0(35-33 25-23 25-14)으로 꺾었다.

1세트는 37분간의 혈투였다. KB손보가 공격을 성공해 한 발 앞서나가다가 범실로 다시 동점을 만드는 상황이 반복됐다. 양팀 외국인 알렉스 페레이라(KB손보)와 펠리페 안톤 반데로(한국전력)가 강타를 주고 받았다. 그러나 외국인 주포가 아닌 보조공격수들의 손 끝에 승부가 갈렸다. KB손보 황두연의 오픈 대각공격이 상대 코트에 꽂힌 반면, 전광인의 직선 공격은 아웃됐다. 35-33. KB손보가 1세트를 따냈다.

2세트도 접전으로 흘러갔다. 19-19에서 알렉스가 불안한 자세에서 영리하게 밀어낸 공이 상대 블로커 손과 안테나를 차례로 맞았다. 이어진 20-19에서는 깜짝 투입된 센터 전진용이 상대 펠리페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차단했다. 여기서 점수차가 2점으로 벌어졌고, 양팀이 계속 한 점씩 주고받아 2세트도 25-23 KB손보의 승리로 끝났다. 지친 기색을 보인 펠리페는 2세트 후반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두 세트에 걸친 접전에서 모두 이기자 3세트는 쉽게 풀렸다. 이선규의 연속 블로킹과 알렉스의 오픈공격·서브득점, 상대 펠리페의 네트터치 범실까지 엮어 세트 초반부터 7-1로 달아났다. 서브득점 1위팀의 진면목도 나타났다. 날개 공격수 이강원·황두연에 센터 하현용까지 상대가 손쓰기도 전에 서브로 점수를 올렸다. 앞선 두 세트에서 26점을 기록한 펠리페는 3세트에서 2점밖에 보태지 못했다. 세터 이호건은 다른 공격루트를 모색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고, 세트는 25-14, KB손보의 승리로 끝났다.

KB손보는 3라운드까지 세 번의 맞대결에서 한국전력에 모두 1-3으로 패했다. 그러나 이날 한국전력을 3-0으로 통쾌하게 잡아내며 승점 32점(11승 12패)를 기록했다. 한국전력과의 승점차는 2점차로 줄어들었다. 이날 알렉스가 26점을 기록하는 동안 이강원이 17점, 이선규가 10점으로 뒤를 받쳤다. 반면 한국전력은 펠리페가 28점을 올렸지만 전광인이 10점을 낸 외에는 뒤를 받쳐주는 이가 없었다. 한국전력은 5연승 뒤 2연패의 늪에 빠졌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