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당시 LG 김용의.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당시 LG 김용의.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김현수의 LG 트윈스 계약은 ‘해외 유턴파의 고액 계약’이면서도 ‘잠실 라이벌팀으로의 이적’이라 더 주목받았다. 팀 수가 적어 미국·일본에 비해 선수 이적이 활발하지 않았던 KBO리그에서는 라이벌 팀 간의 스타 선수 이적은 더 드물었다.

가장 최근 이적한 선수는 2018 KBO 2차 드래프트에서 LG의 지명을 받은 외야수 신민재다. 4년 전 2차 드래프트 때는 이적이 더 잦았다. 투수 정혁진이 두산에서 LG로, 내야수 최영진이 LG에서 두산으로 각각 부름을 받았다. 하지만 가장 주목받은 것은 두산에서 LG로 팀을 옮긴 임재철이었다. 드래프트 바로 전 2013시즌 플레이오프에서 날카로운 홈송구로 LG의 득점을 막았던 임재철이 프로생활 다섯번째 유니폼을 입는 순간이었다.

이 때는 미국에서 한국으로 유턴한 이후 두산에서 줄곧 뛰었던 김선우도 두산에서 LG로 이적했다. 두산의 은퇴 요구에 현역 연장을 바랐던 김선우가 방출을 요청했고, 김선우는 라이벌팀 LG와 1억5000만원의 연봉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김선우와 임재철 모두 1년만에 팀을 떠났다.

지금까지 활약 중인 이적 선수로는 LG 외야수 김용의가 있다. 두산 소속이던 김용의는 2008시즌 도중 2대2 트레이드로 팀을 옮겼다. 김용의, 투수 이재영이 LG로, 외야수 이성열과 포수 최승환이 두산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김용의는 이후 2년간 현역으로 군생활을 마친 뒤 LG에서 내·외야를 넘나들며 빈자리를 메꿨다. 반면 이재영은 2009시즌 5승 3패 11세이브로 불펜에서 고군분투했지만 이듬해 시즌 중 SK로 트레이드됐다.

최승환은 2009시즌 8개 홈런을 치며 자리를 잡는 듯 싶더니 이듬해부터 양의지에 주전 자리를 내주고 2012시즌 한화로 팀을 다시 옮겼다. 이성열은 2010시즌 두산에서 24홈런을 치며 역시 ‘터지는 듯’했지만 이후 넥센-한화로 팀을 옮겼고, 이후 그해 이상의 활약은 보이지 못했다.

LG 박명환. 이석우 기자

LG 박명환. 이석우 기자

김현수처럼 자유계약선수(FA)로 거액을 받으며 팀을 옮긴 선수로는 2007시즌 전 입단한 박명환이 있었다. 두산의 에이스였던 박명환은 4년 총액 40억원이라는 당시 투수 최고액 FA 계약으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박명환은 계약 첫 해 10승(6패)에 평균자책점 3.19로 제몫을 하는듯 했지만 부상 등에 시달리며 이후 3시즌 동안 115이닝을 던지고 4승을 올리는데 그쳤다.

199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김상호가 가장 유명하다. 김상호는 LG에서 두산의 전신 OB로, 두산에서 다시 LG로 트레이드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1990시즌을 앞두고 OB 투수 최일언(현 NC 다이노스 코치)과 트레이드 됐고, 1999시즌 전에는 류택현과 함께 현금 1억원에 트레이드됐다. 공교롭게도 김상호는 OB 유니폼을 입고 팀의 1995년 한국시리즈 우승를 이끌었다. 그 해 25홈런으로 ‘잠실 홈런왕’까지 거머쥐어 그해 최우수선수(MVP)까지 수상했다.

김상호는 2000시즌 이후 LG 유니폼을 벗고 은퇴했다. 다만 함께 이적한 류택현은 오래도록 팀을 지켰다. 류택현은 2014년 43세에 은퇴할 때까지 LG의 좌완 불펜요원으로 활약했다. 901경기 출장 기록을 세울 때 그는 LG 선수였다.

OB 시절 김상호. 경향신문 자료사진

OB 시절 김상호. 경향신문 자료사진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