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고위급 입김’ 작용 의혹

비선 실세 최순실씨와 딸 정유라씨를 진료하며 각종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 서울 강남 성형외과인 ‘김OO의원’의 김모 원장이 전문의가 아닌데도 서울대병원 외래교수로 위촉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김 원장 병원에 소속된 의료기기와 화장품 업체가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 순방길에 동행하고 청와대에 선물세트를 납품했다. 

9일 의료계에 따르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병원 정보에 김 원장은 전문의가 아닌 일반의로 등록돼 있다. 1993년 설립된 김 원장의 병원은 상류층을 대상으로 시술을 해 이름을 얻었으나 ‘성형외과’가 아닌 ‘의원’ 간판을 걸고 있다. 그럼에도 김 원장은 지난해 7월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성형외과 외래교수로 위촉됐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에는 성형외과가 없다.

이 때문에 의료계에서는 비전문의가 외래교수직에 오른 것은 ‘고위급’ 입김이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 주치의 출신인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이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도 나온다. 김 원장은 서창석 원장이 취임한 지 두 달 만에 외래교수가 됐다가 논란이 일자 2주 만에 해촉됐다. 

김 원장 병원에 소속된 업체는 대통령 해외순방에 동행하기도 했다. 의료기기 업체는 지난해 4월 중남미, 9월 중국 경제사절단에 포함됐다. 올해 5월 아프리카 3개국 및 프랑스 순방에는 의료기기와 화장품 업체가 모두 동행했다. 이 병원의 화장품은 올해 청와대 설 선물세트로 납품됐다.

의혹이 불거진 이날 김 원장의 병원은 진료를 중단했다. 병원 입구에는 ‘휴진입니다’는 팻말을 내걸었을 뿐 기한이나 사유는 표시하지 않았다. 병원 측은 “대통령 순방 동행과 청와대 납품은 사실이지만 외부의 특혜를 받은 적은 없다”며 “김 원장이 서울대 외래교수로 초빙된 것은 맞지만 곧 사임했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건강악화로 국내 한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순실씨가 강남의 모 프리미엄급 성형외과 병원에서 박 대통령을 대신해 주사약을 처방받았다고 JTBC가 이날 보도했다. 이 병원은 산하 연구소에서 지난 1월 정부 부처 합동 대통령 업무보고가 열리고 대통령 순방에 동행하는 등 각종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병원 이모 원장은 “최씨가 병원을 찾았을 수는 있지만 최씨와 박 대통령은 병원 회원이 아니다”며 “별도 주치의가 있는 대통령이 우리 병원에서 약을 받았을 리 없다”고 반박했다.

윤승민·이유진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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