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송광민.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한화 송광민.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약간 잡음은 있었지만, 비가 온 뒤 땅이 굳듯 좋은 모습으로 하나가 됐다고 생각한다.”

한화 한용덕 감독은 18일 대전 중구 모임공간국보에서 열린 2018 KBO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송광민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한 감독과의 갈등으로 시즌 막판 1군 엔트리에서 빠졌던 베테랑 송광민의 극적인 준플레이오프 합류를 알리는 말이기도 했다.

송광민은 지난 3일부터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당시 한 감독은 “팀이 추구하는 방향과 맞지 않은 태도를 보였다”는 이유를 댔다. 팀의 방침에 따르지 않으면 베테랑 선수라도 경기에 뛸 수 없다는 강한 메시지를 선수단에 전달하기 위한 고육책이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순위 싸움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팀의 중심타자를 1군에서 빼버린 한 감독의 결정이 ‘감독과 고참 선수들 간의 갈등’에서 비롯됐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포스트시즌에서 조금 더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순위싸움을 앞두고 팀내 균열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그러나 준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둘은 갈등을 털어냈고, 송광민은 준플레이오프를 대비한 팀 훈련에 합류했다. 한화가 불펜에 방점을 둔 야구를 한다고는 하지만 중요한 찬스에서 한 방을 때려줄 수 있는 타자 없이는 승리가 어렵다. 올 시즌 2할9푼7리의 타율에 생애 최다 18홈런을 기록한 송광민은 제라드 호잉, 이성열, 김태균과 함께 결정적인 상황에 장타를 터뜨려줄 수 있는 타자다.

한 감독도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한 감독은 “송광민이 없는 동안 다른 선수들이 다 잘해줬지만 3번 타순에서 아쉬움이 있었다”며 “송광민이 돌아오면서 3번 자리가 꽉 찬 느낌이다.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송광민은 올 시즌 한화에서 3번 타순에서 43타석 이상 들어선 타자들 중 유일하게 3할 타율(0.304)을 기록한 타자다.

한용덕 감독은 “하나가 됐다”는 말로 감독과 베테랑의 갈등이 일단은 해소됐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베테랑의 역할이 여느 때보다 커지는 포스트시즌에서 어떤 식으로든 감독과 베테랑의 갈등이 해소됐다는 건 한화에는 호재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