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고영표, 59일 만에 선발 등판
롯데와 더블헤더 1차전 승리 투수

‘돌아온 잠수함’ 100% 아닌데도 꽉 막았다

고영표(27·KT·사진)의 2018시즌은 ‘다사다난’했다.

팀이 하위권에 처진 동안에도 기대 이상의 탈삼진 능력을 보이며 ‘잠수함 에이스’로 떠올랐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멤버로도 거론됐다. 하지만 대표팀 탈락의 쓴잔을 마셨고, 후반기 부진에 빠졌다. 지난 8월 중순에는 허리 부상까지 당해 9월까지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10일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고영표는 59일 만에 선발로 마운드에 섰다. KT는 고영표에게 많은 이닝을 투구하길 기대치 않았다. KT 김진욱 감독은 경기 전 “컨디션 조절 차원의 등판이다. 경기 도중 구원투수로 올릴 수 있었지만 선발 자리가 익숙하기에 선발로 냈을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고영표는 인상적인 투구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KT는 고영표가 5이닝 동안 65구를 던지며 2안타 6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한 데 힘입어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는 롯데에 10-1 대승을 거뒀다.

고영표의 이날 최고구속은 시속 139㎞에 머물렀지만 시속 110㎞ 후반대에 형성되는 체인지업을 절반 이상(33개) 던지며 롯데 타자들의 방망이를 이끌어냈다. 전날까지 10월 들어 치른 6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8점을 뽑아낸 롯데 타선은 고영표에게 헛스윙 삼진만 6개를 내주며 끌려갔다. 이날 40~50개만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갈 예정이던 고영표가 효율적인 투구로 호투하자, KT는 고영표를 5회까지 올려 승리투수 요건을 안겨줬다.

KT는 일찌감치 대량득점하며 앞섰다. 1회초 유한준의 선제 솔로포로 선취점을 뽑은 뒤, 2회초 무사 1·3루에서 장성우의 적시타로 2-0으로 도망갔다. 이어진 1사 1·2루에서는 강백호의 우중간 2루타, 이진영의 좌중간 2루타로 5-0을 만들었다. KT는 6회말 1사 만루 위기를 맞았으나 바뀐 투수 엄상백이 이대호에게 유격수 병살타를 유도해 무실점으로 막은 뒤, 7회초 이진영·유한준의 연속 안타와 1사 후 박경수·황재균의 연속 2루타 등 안타 5개로 4점을 몰아내며 승기를 굳혔다.

경기 후 고영표는 “중요한 경기에서 믿고 내보내주신 감독님께 감사하다”며 “허리 부상에서 재활하는 과정에서 코치님들의 조언 덕분에 잃었던 투구 밸런스를 다시 찾았다”고 말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