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에서는 ‘아하라이(나를 따르라)’라는 구호를 외친다. ISIS(IS)에게 이 구호가 무슨 뜻인지 보여줄 것이다.”

시리아 쿠르드민병대 국민방위군(YPG)에 합류한 캐나다 출신 유대인 질 로젠버그(31)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글이다. 이 글대로 로젠버그는 자신이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와 싸우기 위해 YPG에 가담했다고 10일 이스라엘 라디오 방송 ‘콜 이스라엘’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방송 당시 자신을 캐나다에서 태어난 이스라엘 텔아비브 주민이라고만 소개했지만, 로이터통신은 목소리의 주인공이 로젠버그이며 그가 YPG 최초의 외국인 여전사라고 11일 보도했다.

질 로젠버그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gila.rosenberg.7?fref=ts)



로젠버그는 밴쿠버 인근에서 태어나 유대계 고등학교를 나왔다. 대학에서 비행술을 공부한 그는 2006년 이스라엘로 이주했다. 친구들이 “(그는) 자신의 뿌리를 찾아 봉사하고 싶어했다”고 말한대로 로젠버그는 2년간 이스라엘군에서 구조·수송 비행사로 복무했다. 이스라엘 NRG뉴스는 로젠버그가 부모와는 떨어져 살았으며, 정보기관 모사드 직원이 되려고 한 적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2009년부터 3년간 미국 교도소에서 복역하기도 했다. 노인들을 상대로 공범 11명과 국제 전화 사기를 벌여 2500만달러를 뜯어낸 사실이 이스라엘-미 연방수사국(FBI) 공동 수사에 적발됐기 때문이다.

로젠버그가 쿠르드민병대에 합류한 정확한 이유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인터넷을 통해 쿠르드민병대와 접촉한 사실과 그들에게 우호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정도만 알려졌을 뿐이다. 로젠버그는 지난 2일 요르단 암만에서 항공편으로 이라크 아르빌에 도착해 페쉬메르가 캠프에서 군사훈련을 받은 뒤 YPG에 합류했다. 9일에는 페이스북에 시리아의 쿠르드족 거주지역 사진을 올려 자신이 시리아에 도착했음을 알렸다.

이스라엘은 자국민의 적국 진입을 불허하고 있다. 캐나다 정부도 로젠버그 이후 자국민들의 시리아 내전 참여가 늘어날까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양국 정부는 당장 귀국을 명령할 수 없어 로젠버그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을뿐이라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