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실종 학생들 매장 추정… ‘이괄라 사건’ 재부상

지난달 26일 멕시코 남부 게레로주 이괄라에서 프로축구 선수들과 대학생들을 태운 버스를 향해 대규모 총격사건이 발생했다. 현장에서 6명이 숨지고 20명이 다쳤다. 그러나 발생한 지 열흘이 넘도록 아직 사건 해결의 실마리는 잡히지 않고 있다. 경찰과 폭력 조직이 연루됐으며, 이들이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는 것만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사건 이후 실종된 학생 43명의 행방도 오리무중이다.

이나키 블랑코 게레로주 검찰총장은 4일 이괄라시 외곽에서 대형 무덤이 발견됐으며, 무덤 속 시신은 총 28구였다고 5일 밝혔다. 또 실종 학생 중 17명이 이괄라 외곽으로 끌려가 사살됐다는 용의자의 증언 내용도 공개했다. 게레로주 검찰은 시신들이 불타는 등 크게 훼손돼 신원을 확인하려면 최소 2주가 걸린다고 말했다.



이괄라 총기 난사 실종 학생들의 가족들이 6일 기자회견을 열어 발언하고 있다. _ AP연합뉴스



주 검찰은 총격 사건을 벌인 혐의로 이괄라시 경찰을 포함한 20여명을 체포했다. 그러나 경찰과 폭력 조직이 공동 범행을 벌였으리란 추측 이외엔 아무것도 밝혀진 것이 없다. 게레로주는 마약 거래를 둘러싼 경찰과 폭력 조직의 유착이 만연한 지역이다. 이 때문에 비위 행위가 드러나길 원치 않는 지역 경찰들이 폭력 조직과 손을 잡고 외부인을 사살하는 일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생존자들도 “괴한들이 하차 명령을 내렸고, 승객들이 이를 거부하자 별안간 기관총을 난사했다”고 증언했다.

실종 학생들의 가족들과 친구들은 실종자의 얼굴 사진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주 정부는 홈페이지를 개설해 실종자 제보에 100만페소(약 8000만원)를 사례금으로 걸었다. 

실종된 학생들의 친구들은 4일 시신들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무덤 방문을 허용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당국이 이를 불허했고, 학생들은 4일 밤 게레로주 주지사 집 앞에서 화염병을 던지며 시위를 벌였다. 시민들도 5일 게레로주 주도 칠판싱고의 주요 고속도로 출입구를 봉쇄하며, 대형 무덤과 시신에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정부를 규탄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