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그린피스가 세계유산인 페루의 나스카라인 옆에서 벌인 퍼포먼스가 논란이 되고 있다. 페루 정부는 문화 유산을 훼손했다며 그린피스를 고소할 방침을 밝히자, 퍼포먼스가 문제 없었다고 주장했던 그린피스는 사과했다.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지난 8일 페루 나스카사막에 그려진 벌새 나스카라인 옆에 기후변화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놓고 있다. | AP연합뉴스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지난 8일 벌새를 표현한 나스카라인 옆에 들어간 것이 논란의 시작이었다. 아르헨티나, 브라질, 독일 등 7개국에서 모인 20명의 활동가들은 나스카라인 옆에서 미리 준비한 알파벳 현수막을 설치했다. “변화할 시간이다! 미래는 재생가능하다(Time for change! The future is renewable)”라는 메시지였는데, 현재 페루 리마에서 열리고 있는 기후변화협약 제20차 당사국회의(COP20) 참가자들을 겨냥한 것이다. 나스카라인은 페루 나스카 사막에 살던 나스카인들이 2000년전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대형 그림으로, 상공에서 봐야 모양을 알 수 있을만큼 규모가 크다. 유네스코는 1994년 나스카라인을 세계유산으로 지정했다.

페루 정부는 이에 반발해 10일 활동가들을 ‘고고학적 유산 훼손’혐의로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루이스 하이메 카스티요 페루 문화부 차관은 이날 “나스카라인은 페루인들이 신성시하는 것으로, 1500~2000년 전에 만들어져 훼손에 민감하다”며 “활동가들은 벌새 모양을 훼손하지 않았지만, 그들의 발자국은 수백년에서 수천년동안 남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페루에서 나스카라인이 그려진 지역에 진입하는 것은 위법이다.

그린피스는 “우리는 40년동안 평화적인 시위를 해왔으며, 활동가들은 나스카라인을 보호하려고 주의했다”고 말했지만, 결국 “법을 위반한 데 대해 페루인들에게 사과한다”고 밝혔다.

8일 페루 나스카사막에 그려진 벌새 나스카라인 옆에 그린피스가 놓은 기후변화문제 해결 촉구하는 메시지가 보인다. | AP연합뉴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