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가구주 전입 연령 평균 39세
ㆍ전·월세 보증금 올라도 재계약
ㆍ자녀 대학 진학 후 타지로 이주

지난해 전·월세 계약을 통해 서울 강남구에 전입한 가구주의 평균연령은 39세인 반면, 강남구에 거주하다 타 지역에 전·월세 계약을 맺은 가구주의 평균연령은 51세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자녀가 초등·중학생인 30대 학부모들이 교육을 위해 강남에 전·월세로 전입한 뒤, 자녀가 대학에 진학한 50대 들어 강남을 빠져나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연구원 박미선 연구원은 8일 열린 정책세미나에서 발표한 ‘거주성 제고를 위한 임차시장 정책 방안’에서 이런 분석 결과를 내놨다. 지난해 전·월세 실거래 내역 등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전·월세 계약을 맺고 강남구에 전입한 사람 1만1000명의 평균연령은 39세였다. 전·월세로 강남구에서 전출한 계약자는 1만2000명, 평균연령은 51세였다. 기존에 살던 집의 주인과 재계약하거나 강남구 내 다른 집으로 전·월세 계약을 한 사람은 2만2000명, 평균연령은 44세로 집계됐다.



강남구 전입 전세 계약자의 평균 전세가격은 3억1000만원, 재계약자 및 강남구 내 타 주택 계약자의 전세가격은 4억원이었다. 강남구를 빠져나가 다른 지역에서 전세 계약을 맺은 사람들의 평균 전세가격은 2억1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월세의 경우도 비슷했다. 강남구 전입 월세 계약자의 월세 보증금은 평균 7200만원, 재계약자·구내 계약자는 1억4000만원, 전출자는 5700만원이었다.

30대 때 비싼 값에 전·월세 계약을 맺은 뒤 보증금이 올라도 강남을 벗어나지 않다가, 50대 때 강남 외 지역에서 싼 가격에 전·월세 계약을 맺는 현상이 확인된 것이다. 학부모들이 강남 지역의 좋은 학군에 진입하려는 경향이 주된 원인으로 풀이된다. 박미선 연구원은 “자녀가 어릴 때 좋은 교육환경을 위해 무리해서라도 강남에 진입한 뒤, 대학 입학 후에는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곳으로 이주하는 현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남 진입의 전초기지 격인 경기 성남시 분당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지난해 분당에 새로 전·월세 계약을 맺은 사람은 평균 38세, 분당 내 계약자는 평균 44세, 분당 외부 계약자는 평균 56세였다. 전세가격만 살펴보면 신규 계약자는 평균 2억5000만원, 재계약·내부 계약자는 3억원, 외부 계약자는 1억7000만원이었다. 강남구 계약자보다 진입 평균연령은 1세 낮았으나 전출 연령은 5세 높았으며, 전세가격은 전반적으로 강남보다 낮았다. 박 연구원은 “강남에 진입하지 못하는 학부모가 차선책으로 분당을 선택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Posted by 윤승민